벌써 1월이 지나고 2023년 2월이 되었는데,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이제야 여유가 생기네요. 이제야 2022년을 제대로 떠나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 졸업과제
2021년을 대표하는 단어는 알고리즘 이었습니다. 2022년을 대표하는 단어 하나를 꺼내보라하면 가장 먼저 졸업과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한 점 부끄럼없이 열심히 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활동이었어요.
4월에 팀빌딩, 5월엔 아이디어 빌딩, 6월부터 본격 개발 시작, 8월 대회 참가, 9월 10월 마무리 까지.. 졸업과제 은상도 받았고, 대회에서도 상을 받았는데, 그것보다 같이 한 사람들이 가장 큰 선물이었어요.
그 전까지는 팀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항상 인간에 대한 혐오만 남은 채로 끝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결과물도 결과물이지만 어쩌면 졸업 이후에도 평생 연락하면서 지낼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 남았다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아이디어낼 때 부터 개발 마무리까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는데, 군말없이 자기가 할 일 이상으로 열심히 해서 대회에서 상 받을 수 있게 해준 서지원 후배랑 인턴 및 여러 활동들로 바빴는데 놀라운 속도로 개발을 마무리해준 조현우 후배한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덕분에 스펙 2줄도 생기고, 인생에도 줄 하나가 생겼네요.
# 여름방학 프로젝트
올해에는 스펙에 적을만한 일도 많이 했지만, 모든 활동을 하면서 결과물만 남은게 아니라 사람이 남은 것 같습니다. 여름방학때 진행한 프로젝트도 예외는 아니예요.
처음에는 여름방학때 너무 놀까봐 하게 된 가볍게 할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공유오피스를 빌려서 다 같이 회의도 하고, 감시도 하고, 조언도 하면서 되게 몰입한 것 같아요.
모두 이런 프로젝트는 처음이라 볼륨이 저희 능력 이상으로 크게 잡혀서 결국 마무리는 못 하게 될 것 같지만, 배운게 많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기술적으로는 SpringBoot, JPA, MySQL, CI, Git&Hub(단순 add-commit - push가 아니라 제대로 된 브랜치 관리)를 제대로 배운게 됐어요.
기술적으로 배운 것 보다도 후배들이랑 공유오피스에서 2달간 지내면서 배운점이 더 많아요.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 상대방 행동을 이해하는 방법,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 사람과 지내는 방법, 마음을 주는 방법, 마음을 받는 방법 등등...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는 말 같은데, 사람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입장이라 이런 기초적인 것들 조차 모두 배워야 했어요.
대학생활동안 한 프로젝트 중 제대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이 프로젝트가 유일해서… 사실 제가 취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잘하는 척 하지만 정작 할 줄 아는게 하나 없는 무능력한 선배 하나 잘 이끌어준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 알고리즘
2021년은 알고리즘이라는 단어가 해를 대표하는 단어였다면, 이번엔 3번째 쯤 되겠네요.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봐야하는 시기가 되어서, 알고리즘을 많이 놓아줬습니다. 뭐... 그렇다고 진짜 완전 손을 놓은건 아니지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에 갖고 있는 능력이 마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물만 줬어요.
비록 3번째 쯤 되는 단어지만, 가장 많은 알고리즘 대회/코테에 참여한 한 해 였습니다.
적지 않은 후기도 많기 때문에 대충 굵직굵직한것만 적고 정리하지 않은 후기도 제법 있어요. 당장 기억나는건 프로그래머스의 데브매칭 이라던가 softeer 정기역량 평가? 같은 것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당연 UCPC, ICPC가 아닌가 싶어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가서 팀원들과 지내면서 진짜 쌩 고생을 했었거든요. 특히 UCPC는 진짜... 여름에 찜통속에서 머리싸매면서 앉아있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 끝마치고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무거운 가방 매고 비 맞아가면서 어떻게든 밥 먹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진짜 너어무 힘들었습니다.(생각하니 눈물 나올 정도로) UCPC 대회는 기억도 않나고 힘들었던 것만 기억에 남았네요.
ICPC는 그래도 UCPC 때 힘들었던 경험 덕분에 조금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예산도 따왔던 터라 숙박도 좀 여유롭게 해서 마무리도 잘 할 수 있었구요.
예선때 엄청 긴장하고 손 달달 떨어가면서 템플릿 코드 작성하던게 기억에 가장 크게 남아 있어요. 본선은 오히려 마음편하게 해서 문제 자체보다는 주변 환경 구경하고 사람들 구경했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데...
다른 기억들은 다 제쳐두고.. ICPC는 팀원 한 분이 학번 이슈 때문에 중도하차한게 좀 많이 크게 기억에 남아요. 거의 3주 동안 서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는 상황이 유지됐었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다행히 다른 팀원을 어떻게 구해서 대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는데, 중도하차하신 팀원분은 1년동안 같이 ICPC를 목표로 달려왔는데...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교내대회에서 같이 1등해서 상금이라도 타먹을 수 있었어서 조금 마음이 놓이네요.
또, 교내 알고리즘 대회도 개최해봤습니다! 검수도 한 번 해본적 없는 5명이서 모여서 어떻게 어떻게 마무리는 잘 하게 되었는데, 아쉬움이 참 많은 대회였어요.
교내 대회가 6~7년만에 열리는 건데, 후배들이 잘 이어나가서 계속 열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 취업
사실... 개인적인 이슈 중 가장 큰 이슈가 취업이 아닐까 싶어요. 위에 대회 후기 목록에 LG CNS CODEMONSTER가 있는데, 해당 대회에 최종 진출하게 되어서 취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후기는 [링크]에 있어요.
사실 1년정도 더 준비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취업 준비를 그렇게 막 열심히 하지는 않았는데, 다시 한 번 제 부족한 능력을 높게 평가해준 LG CNS에 정말 감사하네요.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7
# 정리
이번 해를 돌아보면 가장 많이 남은게 ‘사람’이네요. 매년 잃어왔던게 사람인 것 같은데 처음으로 사람을 얻어가는 해가 되어서... 아마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얻은 만큼 가족들에게 좀 소홀했던 것 같기도 해서 이번 한 해는 새로운 사람 보다는 내 사람들을 챙기려고 합니다. 당장... 22.12.05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장금이도 아직 제대로 인사를 못 해줬네요.
다시 한 번 부족한 사람 좋게 봐주고 옆에서 힘이 되어준 인연들에게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